BPA와 KIND의 해외 사업 첫 발걸음

인도네시아 동부자바 프로볼링고 물류센터 사업

글. 이승환 KIND 사업개발본부 인프라사업실장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2018년 국토교통부 산하에 설립된 해외 인프라 투자개발사업 전문 지원기관이다. 단순한 타당성 조사나 시장 개척 지원을 넘어, 사업 발굴, 공동 투자, 개발비 분담, 운영 참여까지 수행하는 디벨로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우리 기업과 함께 Co-Investor이자 Co-Developer로서의 DNA를 갖춘 조직이다. 설립 이후 교통, 물류, 에너지, 도시개발 등 전 세계 30여 개 사업에 약 9억 달러(약정 포함)를 투자하며 입지를 확대해 왔다. 글로벌 종합 항만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는 BPA와 KIND는 정책적 방향성과 사업 전략 측면에서 높은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다양한 해외 사업 기회를 공동으로 검토해 왔다. 그 첫 결실이 바로 인도네시아 동부자바주 프로볼링고 물류센터 사업이다.

항만에서 물류센터로, 사업모델의 최적화

당초 본 사업과 관련된 첫 보고는 물류센터가 아니었다. 2019년 말, KIND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사장이 본 사업의 파트너가 될 KORINDO 그룹과 프로볼링고 항만에 신규 부두 · 접안시설인 제티(Jetty)를 설치하고, 일반화물 항만을 운영하는 사업정보를 알려왔다. 약 1억불 규모의 투자가 수반되어야 하는 사업이었고, KORINDO 그룹 및 국내 건설사 한곳과 공동 투자를 협의하였으나, 높은 투자비에 비해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어 사업검토를 중단하였다.

그 후 2020년 6월, KORINDO 그룹이 BPA와 협의하여, 프로볼링고 항만 인근에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것으로 사업모델을 변경하는 것으로 협의 중이라는 사실을 KIND 현지 지사에서 알려왔고, KIND도 KORINDO 그룹, BPA와 사업공동추진 3자 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사업성 검토에 착수하였다. 이는 KORINDO 그룹의 대체 항만확보 필요성과 동부자바주에 위치한 우리 기업(대상, CJ제일제당 등)의 물류경쟁력을 제고하려는 BPA의 정책적 목표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KORINDO 그룹은 인니내 칼리만탄섬, 파푸아섬에 대규모 사업장(팜농장, 조림지 등)을 보유하여, 사업장 관리에 필요한 자재(비료, 사업장 공사자재, 장비 등) 및 생산 제품을 예전부터 수라바야 항만을 통해 처리해왔으나, 수라바야 항만의 심한 체선 등으로 대체 항만 필요성이 부각되었다.

팬데믹 속에서 추진된 사업

해외인프라 투자개발사업을 할 때 서류상으로 투자계획서를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가 현지 실사라고 할 수 있다. 인프라사업은 밸류체인(Value Chain) 앞단과 뒷단 인프라와의 연계성, 그리고 건설을 수반하는 프로젝트상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매우 중요하고, 이런 점들은 현지실사를 통해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업검토에 착수한 2020년 7월이 COVID-19 팬데믹으로 현지실사가 불가능한 시기였다는 것이다.

사업성 검토는 인도네시아 현지 대형 회계법인 3개사로부터 제안서를 받은 후, KPMG Indonesia를 대표로 하는 자문사가 선임되어 약 4개월간 수십 차례의 화상회의와 Q&A를 거쳐 타당성조사가 완료되었고, KORINDO, BPA 및 KIND 3사는 내부 승인 및 유관 부처 보고 등을 마친 후, 마침내 2021년 3월 인도네시아 프로볼링고항 물류창고 건립 및 운영사업(PT Probolinggo Logistic Center) 합작투자 계약서 체결을 완료하였다.

추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부 조정되었지만, 사업비 약 106억원을 투자하여, 약 2.5ha 부지에 12,000㎡ 물류창고(보세 및 일반창고)를 건설하여 운영하며, 작은 규모지만 합작투자법인이 인근 프로볼링고항에서 하역, 창고 보관, 운송(트럭 10대 보유)까지 모든 물류 밸류체인(valuechain)에 있는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매우 특별한 사업이다.

아쉽게도 전세계를 강타한 COVID-19 팬데믹으로 사업추진은 쉽지 않았다. 특히 2021년 하반기는 인도네시아가 전세계 COVID-19 사망자 1위를 차지하던 시기였고, 이에 따른 토지 확보 지연 등으로 공사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팬데믹 시기 해상운임 상승으로 인트라아시아를 운행하던 많은 선박이 원양항로에 투입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수라바야 항만의 체선이 많이 완화되어, 대체 항만으로 부각되던 프로볼링고항의 활성화가 지연되는 거시환경의 변화도 겪었다. 이런 이유 등으로 건설 투자 시점과 규모를 조정하며, 임차 창고로 우선 합작투자법인 영업을 개시하였고, 2023년 8월 본격적인 창고 건설에 착수하여, 2024년 6월 준공 후 자체 창고로 영업에 착수하였다.

현지 네트워크 확대와 실행력 축적

특히,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BPA는 2021년 하반기부터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현지에 위치한 합작투자법인에 주재원을 파견하여, KORINDO 그룹과 사업 추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다함과 동시에, 수라바야항에 취항 중이던 글로벌 선사 및 대형 화주들과 꾸준히 네트워크를 쌓으며 본 사업 기반을 다졌다. 또한, 필자도 2021년 4월부터 KIND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사로 파견되어, 근무하면서 본 사업을 간접적으로나마 관리하며, 정상 추진과 동시에 인도네시아 내 신규 항만/물류사업 추진을 위해 힘을 보탰다.

특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하철 사업을 추진하며 알게 된 현지 교통부 인맥으로, 해양수산부에서 지원하는 인도네시아 항만개발사업 타당성조사(‘22~’24)의 원활한 추진을 지원한 일, 이를 계기로 교통부 장관이 요청하여, BPA 주재원과 함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Kuala Tanjung Port 투자를 협의하고, 기존 사업주인 Rotterdam 항만공사를 만나 인도네시아 항만 사업의 어려운 점에 대해 난상토론 한 경험 등은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후속사업의 발굴과 K-GTO 도약

현재, BPA와 KIND는 프로볼링고 물류센터의 후속사업으로 동유럽 내 물류센터 사업을 검토 중에 있다. 프로볼링고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로테르담,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국 LA 등에서 수행한 BPA의 사업 경험과 운영 노하우, 시중의 다른 재무적 투자자와 달리 장기간 보유 및 운영(Buy&Hold)을 전략으로 하는 KIND의 입장이 잘 맞아 떨어진 결과로 양사는 우리기업의 물류 효율화를 지원하고 수출입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에 공동 개발서부터, 투자, 운영지원까지 전 라이프사이클(Life Cycle)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된다.

마지막으로, BPA와 KIND가 기존의 물류센터 사업을 넘어 글로벌 터미널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자 한다. 해양수산부에서도 작년 12월 해외터미널확보를 위해 1조원 규모의 ‘글로벌 컨테이너 터미널 투자펀드’ 조성 계획을 밝힌 만큼, 국적선사 취항 또는 국내 기업의 물동량이 높은 항만의 신규/기존 터미널에 BPA와 KIND가 공동으로 지분투자하여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BPA가 K-GTO(Global Terminal Operator)로 사업모델을 확장하여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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